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미국 테네시주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북미에서 타이어 수요가 증가해 생산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에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는 29일 이사회에서 테네시공장 증설에 15억7500만달러(약 2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테네시공장은 현재 승용차 및 경트럭용 타이어 550만 개(연간)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증설로 연간 타이어 1200만 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증설된 설비는 2024년 4분기부터 가동되며, 2026년 1분기까지 증설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용차(트럭 버스)용 타이어 생산라인도 미국 내에서 처음 갖추게 된다.
한국타이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은 유럽(31%)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현지 완성차업체 등의 납품 요청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증설을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국내 생산 타이어에 27%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급격히 늘어난 운반비로 인해 올해 실적에 타격을 입은 점도 감안한 선택이다.
IRA로 인해 전기차용 타이어 납품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다. 전기차용 타이어는 기존 타이어 생산라인에서 함께 제조할 수 있다. 타이어 원자재인 고무 등의 배합 비율만 달리하면 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지 자동차업체 요청에 따라 전기차용 타이어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