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떨어진다는데…'마래푸' 5년 전과 비교해보니 [김진수의 부동산 인사이드]

입력 2022-08-29 09:44
수정 2022-08-29 11:16

언론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 가격 하락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네 아파트 가격은 어떨까요. 매물이 적고, 가격도 그다지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북 주요 단지 월별 매매 가격(실거래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서울 강북의 대표단지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강남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인 은마아파트입니다. 2017년 5월은 그 달 거래 가격대를 보여줬고, 나머지는 해당 월 최고가 위주로 가격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두 단지 모두 2017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 매매가격이 꾸준히 올랐습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2017년 5월 7억원 선에서 지난해 최고 17억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은마아파트도 12억원선에서 26억원까지 급등했습니다. 물론 층과 향, 지하철과 거리,리모델링 유무 등에 따라 개별 단지에서도 가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은마아파트는 관심 대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강북 출퇴근하는 수요자가, 은마아파트는 강남에서 자녀 교육을 시키고 또 재건축까지 고려하는 투자자가 주요 고객일 수 있습니다. 서울 다른 주요 단지 아파트 가격도 위 두 단지의 가격 변동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상승기(혹은 급등기)에는 1달 새 5000만원에서 1억원이 오르기도 합니다. 2030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하고 집을 매수)'하는 2020~2021년 집값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당시 민간에서는 공급 부족을 외쳤고,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속에 부동산 투자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렸습니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가계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부동산 가격에 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구 등 지방에 입주 물량 증가 등 공급 과잉 이슈가 불거지고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확산 등이 맞물려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가격 하락기에 수요자가 관망하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납니다. 올들어 서울의 월별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습니다. '급급매' 위주로 거래되다 보니 언론에서 가격이 하락한다고 기사화되지만 거주지 주변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가격보다 더 낮아야 거래가 될 가능성이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아파트값이 언제까지 얼마나 하락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실수요자라면 관심 단지의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격이 원하는 수준까지 조정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자금 상황도 챙겨야 합니다. 아파트 가격이 내리면서 사라졌던 '내 집 마련'의 꿈을 다시 꿀 수 있게 됐다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