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사형제 폐지 바람직…국보법 현행 법률 존중"

입력 2022-08-27 15:41
수정 2022-08-27 15:42


윤석열 정부의 첫 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오석준(60·사법연수원 19기) 후보자는 사형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오랜 기간 사형제도에 관하여는 존치와 폐지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고 양 주장 모두 타당한 근거가 있다"며 "사형제도는 국가의 형벌권으로 인간 생명 그 자체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사형이 이미 집행된 경우 오판이 있더라도 돌이킬 수가 없으므로 장기적으로는 입법을 통해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보안법과 존폐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의사를 반영해 국회에서 정할 입법적인 결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법관으로서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은 현행 법률을 존중해 판단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다만 국가보안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적용이 남용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엄격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현행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답했다.

오 후보자는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주목받은 과거 판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2011년 1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 1부의 재판장으로 일할 때 800원을 횡령했다는 이유로 버스 기사를 해고한 회사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한 판결과 관련해 "많이 고민했으나 단체협약 등에 횡령은 금액의 다과를 불문하고 해임 외에 다른 징계 처분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2013년 2월 변호사로부터 유흥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 징계를 취소한 판결에 대해선 당시 해당 검사가 받은 85만 원의 향응이 직무와 관련된 것인지 불명확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원래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대학교 1년 선·후배 사이라 학교 다닐 때 알고 지낸 사이로 도서관 등에서 공부하다가 가끔 마주치기는 했지만, 유달리 친분이 있지는 않다"며 "함께 사법시험을 준비했다거나 사적 모임 등을 같이 한 바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을 통해 오 후보자에 대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법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은 물론, 현대사회 다양한 가치와 시대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적임자로 평가한다"고 평가했다.

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9일 열린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퇴임하는 김재형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이 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