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두나무도 '이곳' 거쳤다…'디데이'에 뽑히는 3가지 방법

입력 2022-08-26 08:59
수정 2022-08-26 09:14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데모데이 '디데이'가 100회를 맞았다. 디데이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토스(2014년 출전) 캐시노트(2016년 출전) 자란다(2018년 4월) 등이 대표적인 디데이 출신이다. 디데이 본선 출전 경쟁률은 지난해 기준 23대 1까지 치솟았다. 디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영덕 상임이사는 창업팀 심사 기준으로 ①내적 동기 ②적극적인 태도 ③지원 받은 내용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 등을 꼽았다.
지원한 기업만 6800곳…이중 536곳 무대 섰다디캠프는 25일 강원 양양에 있는 ‘디캠프×데스커 양양 워케이션’에서 100회차 디데이를 개최했다. 그동안 디데이는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몰려있는 서울에서 많이 열렸지만, 이날은 100회차를 맞아 양양에 있는 데스커 워케이션 공간에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한 이번 디데이는 데스커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공식 후원했다.
2013년 6월부터 시작된 디데이는 성장 가능성이 큰 초기 스타트업들을 선정,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디데이에 지원서를 넣은 스타트업만 총 6874곳에 달한다. 이중 디데이 출전 기업으로 선정돼 본선 무대에 오른 스타트업 팀은 536곳이다.

토스(2014년 4월) 두나무(2014년 10월) 뱅크샐러드(2014년 10월) 8퍼센트(2015년 2월), 삼쩜삼(2015년 11월), 캐시노트(2016년 7월) 핀다(2016년 7월)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이 대표적인 디데이 출전 기업이다. 탈잉(2017년 4월) 프레시코드(2017년 8월) 자란다(2018년 4월) 핏펫(2018년 5월) 더트라이브(2019년 5월) 콥틱(2020년 7월) 등도 디데이 무대에 섰다. 고피자와 엔씽은 디데이에 2번 출전해 유명 VC 심사위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팀이 디데이에 지원하면 디캠프가 구성한 심사단이 심사를 통해 매월 무대에 오를 5~6곳의 발표팀을 선정한다. 지금까지 디데이에 출전한 기업 536곳을 분석한 결과 헬스케어 분야가 54개사(10.2%)로 가장 많았다. 업무 생산성·비즈니스가 43개사(8.1%), 금융·보험 41개사(7.8%), 교육 31개사(5.9%), 콘텐츠 29개(5.5%) 순이었다.

최근 5년간(2018~2022) 기준 디데이 본선 진출 294개사 중 절반이 넘는 171개(58%) 기업이 연차 2년 미만이었다. 디캠프 관계자는 "기업 가치 40억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해온 영향"이라고 했다. 23 대 1 경쟁률 뚫고 무대 오르려면 디데이 본선 경쟁률은 지난해 기준 23대 1에 달한다. 2013년엔 지원 기업이 106곳에 불과했지만 2015년 438곳, 2018년 514곳, 2020년 1197곳, 지난해엔 1669곳까지 늘었다. 올해는 8월 기준 874곳이 디데이에 지원했다. 디캠프는 디데이에 지원하는 대표의 학력 성별 국적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심사한다.
그렇다면 디캠프는 어떤 팀들을 높게 평가할까. 김영덕 상임이사는 3가지를 뽑았다. 첫번째는 훌륭한 내적동기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을 하는 동기로 큰 돈을 벌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은 게 당연할 것 같지만, 디캠프는 그런 외적동기보단 내적동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내가 스스로 즐겁고, 내가 하는 일이 우리 사회와 고객에게 선한 영향력과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다면 그게 훌륭한 내적동기"라며 "동기가 선한 창업자를 높게 평가한다"라고 했다.

둘째로는 성장과 배움에 적극적인 태도를 꼽았다. 김 대표는 "선발 스타트업은 디캠프의 교육과 네트워킹 등을 제공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데 굉장히 적극적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세번째로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은 창업팀이 이렇게 지원받은 것을 나중에 사회에 다시 돌려주려는 뜻을 가졌느냐다. 김 대표는 "디캠프와 협력해 성장한 후엔 나중에 받았던 것을 돌려주는, 후배 창업자를 위해 돌려주는 창업자를 간절하게 원한다. 그리고 그런 분들을 선발한다"고 했다. 100회 디데이 우승은 '렌트리'100회차 디데이엔 △더라피스 △렌트리 △루플 △마보 △셰빌리티 △원루프 등 6개 스타트업이 출전했다. 이날 디데이의 우승(디캠프상)은 라이프스타일 렌탈 플랫폼인 렌트리가 차지했다. 렌트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전제품 추천, 가격 및 견적 비교, 렌털 계약, 해지까지 제품 렌털 전 과정을 제공한다.

전국 판매자들의 렌털 제품 견적을 한 번에 취합해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견적을 비교할 수 있다. 안전 거래를 위해 입점 판매원을 체계적으로 선별-관리한다. 의무사용기간을 낮추고 해지 위약금을 최소화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데스커상을 받은 더라피스는 홈트에 특화된 프리미엄 웰니스 코칭 서비스 ‘웰리’를 운영한다. 가정은 물론이고 휴가지, 출장지에서 운동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웰니스 코칭 서비스다. 홈트 가이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1500여 개의 모듈 영상을 제공해 강사가 자세 시연 대신 코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웰리는 향후 남성 요가와 명상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AI 영상 분석 기반의 개인별 리포트 제공 기능을 개발할 계획이다.

셰빌리티는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용 충전 허브 ‘윙스테이션’을 운영한다. ‘맞춤형 충전기술’을 통해 시중에 있는 모빌리티 기기의 95%를 충전할 수 있다. 7월 말 세븐일레븐과의 협약을 시작으로 편의점 허브형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향후에는 지역 특성에 따른 새로운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루플은 자연광과 유사한 조명을 비추는 탁자용 라이트테라피 기기 ‘올리’를 개발했다.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이 올바른 생체 패턴을 찾을 수 있도록 빛을 이용한 테라피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루플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데이터화하고, 식습관, 일일 운동량 등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 데이터를 추가해 개인 맞춤형 생체 리듬 관리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보는 수면과 멘탈, 습관 케어를 위한 명상을 제공하는 국내 최초 디지털 명상 플랫폼이다. 시간대나 이용자의 기분, 상황에 맞는 명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기초명상도 단계별로 쉽게 가르쳐 준다. 지난해까지 광고 없이 이용자의 자연 유입으로 성장한 마보는 올해 6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만 55만건에 달한다.

원루프는 원격근무를 위한 시간제 업무 공간 예약 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어플을 통해 내 주변 업무공간을 검색하고 출입할 수 있으며, 이용한 시간만큼 결제할 수 있다. 여행업으로 분야를 확장해 여행지에 머물며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하는 근무제도인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도 준비 중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