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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장품기업들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호실적을 발표했다. 경기 불황에 화장품 매출이 늘어나는 ‘립스틱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유통기업 울타뷰티(티커 ULTA)의 최근 분기(5~7월) 매출은 23억달러로 증권사들의 추정치(22억달러)를 웃돌았다. 동일 점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늘어난 덕을 봤다. 울타뷰티는 미국 전역에 1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0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데이브 킴벨 울타뷰티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주요 제품에서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울타뷰티는 올 회계연도(지난 2월~2023년 1월) 매출을 96억5000만~97억5000만달러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에 내놨던 전망치(93억5000만~95억5000만달러)보다 늘었다.
구찌, 휴고보스 등 브랜드를 소유한 코티도 호실적을 공개했다. 코티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1억7000만달러로 시장 추정치(11억5000만달러) 이상이었다. 주당순손실은 지난해 2분기 9센트에서 올 2분기에는 1센트로 개선됐다. 에스티로더의 2분기 매출도 35억6000만달러로 시장 추정치(34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다만 아시아 시장 위축으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장품 기업들의 호실적에는 립스틱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립스틱 효과는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고가 사치품 대신 립스틱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을 더 소비하는 현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에서 입술용 화장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라리사 잰슨 NPD 부사장은 “의류, 기술, 장남감 등 14개 비필수 소비재 산업 중 올해 매출이 늘어난 산업은 미용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수십년 만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를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치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