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사진)가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에게 아들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는 VOA와의 통화에서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 탈북민 이서현 씨를 ‘오토 웜비어 재단’의 초대 장학금 수혜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북한의 각종 외화벌이 회사를 직영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30여 년간 일하다 탈북한 이정호 씨의 딸이다. 아버지와 함께 2014년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정착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이씨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한 배경에 대해 “북한 고위 엘리트 출신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탈출한 뒤 북한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아들의 이름과 그의 유산이 북한 정권에 더욱 강력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체제 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북한에 억류됐다가 이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돌아왔으나 엿새 만에 숨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