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돌풍…부품사 신바람

입력 2022-08-25 17:15
수정 2022-08-26 01:23

스마트폰 부품업체 세경하이테크의 베트남 공장 가동률은 8월 현재 100%를 기록 중이다. 6월 말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용 광학필름 양산을 시작한 이후 7월 90%, 8월 100%로 가동률이 뛰었다.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는 접을 수 있는 유리 소재로 만든 ‘초박형 강화유리’(UTG)가 사용되는데 이 회사는 UTG 보호용 광학필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공장이 완전가동 중인 가운데 최근 물량이 더 늘어나 주야 2교대 체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 등 폴더블폰이 흥행하면서 폴더블폰 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들도 잇따라 완전가동 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인테크닉스 역시 베트남 공장을 완전가동하고 있다. 7~8월 연속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폴더블폰을 부드럽게 접었다 펼 수 있게 돕는 부품인 메탈플레이트(내장 힌지) 제조업체다. 외장 힌지 전문기업 KH바텍도 생산능력을 100% 가동하고 있다. 상반기 200만 대 수준이었던 출하량이 3분기 네 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IBK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이들 세 기업은 2019년 삼성이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내놓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부품업체로 각 부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할 수 있다.

부품업체들이 속속 완전가동에 들어간 것은 폴더블폰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6~22일 7일간 진행된 플립4와 폴드4 사전 판매에서 예약된 물량이 97만 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작의 사전 판매량(7일간 92만 대)보다 5.4%가량 늘어나 역대 폴더블폰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1000만 대 넘게 팔아 올해를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각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 900만 대에서 올해 1600만 대로 73% 성장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0%를 살짝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폴더블폰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수록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H바텍의 올해 실적 예상치는 매출 4408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29.7%, 영업이익은 5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파인테크닉스가 매출은 전년 대비 55.9% 늘어난 6758억원, 영업이익은 79.9% 껑충 뛴 646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세경하이테크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875억원, 영업이익은 29.3% 늘어난 2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NH투자증권)됐다.

글로벌 증시 영향으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폴더블폰 흥행 소식이 알려진 23일 이후 반등하는 모양새다. 파인테크닉스는 24일 6.12% 급등한 데 이어 25일에도 4.7% 뛰었다. 세경하이테크는 24일 5.17% 상승한 데 이어 25일에도 0.55% 올랐다. KH바텍은 24일 6.63% 뛰었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폴더블폰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주춤했던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