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전격적인 시멘트 가격 인상을 앞두고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의 ‘기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시멘트 가격 인상이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건설·레미콘업계의 우려에 시멘트업계가 “시멘트 가격 상승이 분양가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0.1%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색하고 반박에 나섰다.
2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7개 시멘트 제조업체 가운데 쌍용C&E와 아세아시멘트를 제외한 한일·한일현대·한라시멘트, 삼표, 성신양회 등은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일제히 11~15% 인상한다. 지난 2월 인상에 이어 7개월 만에 또 시멘트 값이 껑충 뛰는 것이다. 시멘트 제조사들은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 국제 시세가 주요 원자재 중 유일하게 급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내 생산 시멘트 대부분을 소비하는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분양가 및 자재 값 인상에 따른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시멘트업계는 아파트 분양가에서 시멘트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반박에 나섰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멘트 가격 인상폭(t당 평균 1만2000원)이 주거용 아파트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이 0.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주장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아파트 공사비를 산정하는 기준에 따르면 99㎡(30평형) 아파트 한 가구를 짓는 데 약 20t의 시멘트가 투입된다. 현재 시멘트 평균 판매가격(t당 9만3000원)을 반영하면 시멘트 구매비용은 약 186만원이다. 3.3㎡당 가격은 약 6만2000원. 통계청이 밝힌 올 6월 민간아파트의 평당 분양가(약 1546만원)의 0.4% 수준이다. 9월 인상 가격을 반영해도 약 0.5%로 0.1%포인트 늘어나는 수준이라는 게 시멘트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에서 땅값과 인건비가 비중이 큰 까닭에 시멘트 가격의 영향이 적어 보이지만 시멘트는 주요 건설 자재 중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시멘트 값 인상이 다른 비용 상승의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국제 유연탄 가격은 t당 460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5월 23일(t당 463달러) 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