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4일 15: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 11번가가 IPO(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 공동 주관사에는 삼성증권이 낙점됐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기업공개를 맡을 주관사를 최종 선정했다. 5월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지 약 3개월만이다.
11번가는 당초 5월 말까지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었지만 SK그룹 내부 사정으로 미뤄졌다.
SK그룹은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 철회 이후 내부적으로 계열사 상장 전략을 재검토했다. 6월 하형일 11번가 대표이사가 SK스퀘어 CIO1 조직장을 겸직하면서 11번가의 주관사 선정 절차 역시 미뤄졌다.
공모주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더 이상 시간을 미루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주관사와 킥오프 미팅을 진행해 향후 IPO 일정과 상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11번가는 2018년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한 전자상거래 업체다. 분사 직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가 참여한 컨소시엄인 나일홀딩스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2023년 9월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당시 기업가치로 약 2조7000억원을 인정받았다.
2023년 9월까지 상장에 실패하면 원금에 일정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하는 가격으로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11번가 지분을 SK텔레콤이 되산다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11번가 최대 주주는 지분 80.26%를 보유한 SK스퀘어다. 나일홀딩스가 잔여 지분 18.18%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적자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만큼 최종 상장까지는 험난할 전망이다.
11번가는 2분기에 매출 1418억원, 영업손실 45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했지만, 손실 폭은 310억원 늘었다.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 매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 직구(직접구매) 서비스를 확대하고 직매입 비중을 늘리면서 외형 성장에 집중한 결과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