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 전망[마스턴 유 박사의 論]

입력 2022-08-24 13:49
이 기사는 08월 24일 13: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매크로 경제와 금융환경 불확실성 증대 영향으로 상반기 투자시장 위축

마스턴투자운용 R&S(Research&Strategy)실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14조5000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금액이 18조6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감소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거래금액이 이렇게 감소한 원인은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금리가 인상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피스 거래금액 40% 감소했으나 하반기 회복해 전년 수준 달성할 전망
상업용 부동산 섹터별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가장 큰 거래금액 비중을 보였던 오피스는 올해 상반기에도 6조7000억원이 거래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 감소했음에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46.4%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주요 거래 사례로는 유일하게 1조원을 넘어선 판교알파리움타워1·2(마스턴투자운용 매입)와 함께 SK유타워(5072억원), 에이플러스에셋(4300억원), 강남P타워(4000억원) 등이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4000억원 이상 거래 사례가 8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초대형 거래 사례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현재 시장에서 매각이 진행 중인 오피스(IFC, 콘코디언, 신한금융투자타워, 종로타워, 만도글로벌R&D센터 등)들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 오피스 거래금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던 지난해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에도 오피스 거래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오피스 시장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실제 향후 예정된 신규 공급 물량이 제한적이고, 현재 공실률 또한 자연 공실률 수준에 육박한 수준(한국부동산원 2분기 기준 6.5%)이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큰 것에 비춰보면 오피스 시장의 견고함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각광받아왔던 물류센터, 거래금액 늘었지만 투자 선호도는 감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투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자산으로 성장한 물류센터(MSCI 1분기 기준 31.5% 비중으로 처음으로 오피스 넘어섬)는 올 상반기에도 3조1000억원이 거래되어 전년 동기 대비 36.6% 성장했다. 하반기 거래 종결이 예상되는 사례들을 감안하면 올해 거래금액은 최소 5조5000억원에서 최대 7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언뜻 보았을 때는 거래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해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나-젠스타메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류시장 순환주기를 침체기 또는 후퇴기로 진단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 대비 저온 물류센터의 공급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며,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은 임대료 또한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연의 용도가 아닌 개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리테일과 호텔
리테일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에도 판매액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호텔은 아직까지도 팬데믹 여파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 입국자 수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그럼에도 상반기 리테일과 호텔 거래금액은 각각 2조4000억원, 2조3000억원 수준을 보였다. 리테일이 전년 동기 대비 43.8% 감소한 반면 호텔은 무려 138.3%나 증가했는데, 지난 1월 거래된 힐튼호텔의 몸값이 1조1000억원이었던 영향이 크다. 최근 거래가 되고 있는 리테일과 호텔은 본연의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주거나 오피스 등 타 용도로의 전환을 염두하고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업용 부동산 유형별 거래금액 추이 및 전망> (단위:조원)



연간 거래금액 최소 28.8조원~최대 37.4조원 예상, 하반기 불확실성 높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금액은 14조4000억원에서 22조9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이미 거래가 완료된 사례를 감안하면, 연간 거래금액은 최소 28조8000억원에서 최대 37조4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와 최대의 편차가 무려 8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시장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거래가격, 금리, 물가, 공사비 등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중 가장 큰 악재는 단연 금리상승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50~75% 수준의 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로 차입을 통해 자금을 모집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2.25%까지 무려 1.75%p를 인상했다. 이는 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귀결돼 상업용 부동산 수익률 하락과 자금조달 난항의 원인이 되었고, 거래 성사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IB(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정책금리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금리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향방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의 가장 큰 이슈이자 바로미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향후 금리정책을 주목해야 한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