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은커녕 쪽박"…직원들도 후회하는 '이 종목' 어쩌나 [이슈+]

입력 2022-08-24 09:12
수정 2022-08-24 12:37

크래프톤 주가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게임업종 내 최선호주로 크래프톤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12월 출시 예정인 콘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시장 기대를 충족시킨다면 크래프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크래프톤은 전 거래일 대비 9000원(3.56%) 하락한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초반 1%대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동안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역부족인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주가는 증시 하락장과 맞물려 올해 들어서만 47.07% 하락했다. 공모가(49만8000원) 대비로는 51.10%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크래프톤 주가는 한때 공모가를 웃돌아 지난해 11월 17일 장중 58만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연초에 30만원 아래로 내려간 주가는 계속 20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사주 대박의 꿈도 사라진 지 오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8000원에 우리사주 35만1525주를 배정했다. 직원 1인당 278주를 받은 셈이다. 상장 당시 1억3844만원이었던 1인당 평가액은 주가가 반토막(24만3500원, 23일 종가) 나면서 6769만원으로 줄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주식 10만주를 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날선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직원들은 '대박은커녕 청약에 참여한 걸 후회한다', '우리사주 한 사람들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 '팔지도 못하고 반대매매 걱정한다' 등의 글을 게시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크래프톤 주가가 하반기 콘솔 신작 흥행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국내 최초 트리플A 콘솔게임으로 12월 2일 출시를 확정지었으며 데드스페이스로 잘 알려진 스타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의 차기작인만큼 글로벌 흥행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칼리스토 프로토콜 12월 출시 확정으로 콘솔게임 시장 개척에 앞장서는 동시에 콘텐츠,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사업에서도 시장을 선도 중"이라며 "국내 게임사들의 고 퀄리티 콘솔게임 출시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국내시장 성장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콘솔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조5000억원으로 전체 게임시장에서 7% 비중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2021년 동안 국내 콘솔시장은 3734억원에서 1조2815억원으로 연평균성장률 36%의 초고성장을 달성했다.

콘솔게임 시장은 모바일 또는 PC 플랫폼 대비 과점화돼 있어 초기 진입이 쉽지 않지만 한 번 흥행하게 되면 차기작의 연속적인 흥행 및 게임 지식재산권(IP)의 2차 수익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 IP 기반 콘텐츠 중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주요 작품의 경우 원작 게임이 콘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콘솔게임의 경우 싱글 플레이 비중이 다른 게임 플랫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이로 인해 완결된 스토리 라인의 존재가 게임 성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로 가공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오랜 기간 출시된 게임 시리즈를 통해 축적된 팬덤의 존재가 콘텐츠 초기 소비를 촉진시키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 IP의 콘텐츠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관련 단편 영화, 웹툰, 단편 소설, 단편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포맷으로 스토리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확장 중이다. 현재 준비 중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넘어 궁극적으로 드라마·영화까지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경우 2분기가 연중 제일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성수기 및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어 3분기 실적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칼리스토 프로토콜 출시를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이 진행돼 관련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