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시에 있는 부지에 반도체 공장 세 곳을 더 지어 총 6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반도체 공장 한 곳을 짓는 데 30조원 이상 투자비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총 100조원가량을 반도체 공장에 쏟아붓는 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 4공장의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평택시에 공장 6곳을 운영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3공장이 완공될 예정인 데다 3개 라인을 더 짓게 되면 반도체 공장 6곳을 평택에서 가동하게 된다.
2015년 조성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89만㎡(약 87만 평) 규모다. 평택캠퍼스에 6개 반도체 생산라인이 들어서면 국제 규격 축구장 400여 개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것과 같은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선언하면서 반도체 시설 투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며 “1개 생산라인을 짓는 데 2~3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2032년까지는 평택에서 계속해서 건설 관련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캠퍼스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적용되는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D램과 5㎚ 이하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모든 공정은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곳엔 협력업체들의 추가적인 설비 공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세척 등에 쓰이는 물인 초순수 생산설비와 각종 산업가스 시설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택캠퍼스 임직원을 위한 식당과 피트니스센터, 극장 등 각종 편의시설 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 수는 2018년 5만2095명에서 지난해 6만3902명으로 증가했다. 연말에는 7만 명을 웃돌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반도체 투자금액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지만 지속해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설비투자는 2018년 2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43조6000억원으로 20조원가량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요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삼성전자도 설비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