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고공행진에도…가계대출은 왜 다시 늘었나 [조미현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8-23 12:00
수정 2022-08-23 16:54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올해 들어 20년 만에 감소한 가계대출이 석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6000억원 늘어났다. 지난 1분기 8000억원 감소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증가한 것이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의미하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 1분기 2조5000억원 줄었지만, 2분기 9000억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1분기 1조7000억원에서 2분기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8000억원 줄었는데 전 분기(-4조2000억원)에 비해 감소 폭이 대폭 줄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전 분기 말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1분기(-4조5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대폭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 전 분기보다 소폭(-3000억원) 줄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예금은행의 기타대출은 1분기 7조1000억원 감소한 것에서 2분기 2조4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 및 집단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회사나 할부금융회사, 백화점·자동차회사 등에서 외상(신용)거래를 의미하는 판매신용은 전분기 말에 비해 4조8000억원 증가한 11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증가액(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