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이 잡아낸 목성의 선명한 오로라…"자기장 존재 확인"

입력 2022-08-23 12:17
수정 2022-08-23 13:11

태양이 될 뻔 했던 유일한 태양계 행성인 목성.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23일(한국시간)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로 잡아낸 목성의 선명한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목성 극지방에 존재하는 오로라가 생상하게 담겼다. 목성 연구자들은 “목성의 구성 성분과 자전 운동 상황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환호했다. ◆극지방에 뻗어 있는 목성의 오로라NASA는 JWST가 촬영한 목성의 고화질 사진 3개를 이날 공개했다. 사진은 JWST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했다. 카메라에는 행성의 세부 사항을 보여주는 3개의 특수 적외선 필터가 있다.

적외선 데이터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NASA는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사진으로 수정했다. 긴 파장의 빛은 붉게 보이고 짧은 파장의 빛은 푸른색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의 핵심은 청색과 흰색의 오로라다. 목성의 북극과 남극에 있는 오로라는 목성 상공 높은 고도까지 뻗어 있다. 극지방 주변에는 소용돌이도 관측된다.

지구를 삼킬 크기의 거대한 폭풍인 대적점도 하얗게 관측된다. NASA 관계자는 “밝은 흰색의 ‘점’과 ‘줄기’는 대적점이 매우 높은 고도까지 뻗어 있는 구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목성의 적도 지방을 따라서 있는 고리는 희미한 흰색으로 빛난다. 양성철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목성의 고리는 그 밝기가 목성의 100만분의 1로 아주 미약해 그동안 관측에 어려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고리의 맨 왼쪽 가장자리에서는 목성의 위성들인 ‘아말테아’와 ‘아드라스티아’가 관측된다. 목성에는 10개의 작은 위성들이 존재하지만, 그 크기가 대부분 작아 대표적인 위성인 ‘이오’를 제외하면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목성 뒤쪽으로는 멀리 있는 은하가 잡혔다.
◆목성의 자전 속도, 자기장 형성 가능JWST가 촬영한 사진은 목성 연구의 새로운 단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NASA 관계자는 “목성의 고리, 작은 위성까지 하나의 사진으로 목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고 했다.

양 단장은 “목성 연구자들이 바라던 이상적인 사진은 제임스웹이 제공해줬다”고 했다. 특히 오로라의 존재는 목성의 자전 속도가 남극과 북극 지방의 자기장을 형성할 정도로 빠르게 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장은 행성의 환셩를 태양풍 등 해로운 우주물질로부터 막는 역할을 한다.

JWST는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22년간 10조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자해 작년 12월 발사한 우주망원경이다. 1990년 인류가 최초로 우주에 발사한 허블 망원경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 2월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L2)에 안착했다.

JWST는 18개의 육각형 거울로 우주를 관측한다. 거울의 지름은 6.5m로 허블 망원경(2.4m)의 2.7배 정도 된다. 사물을 눈으로 볼 때보다 100만 배 확대해서 볼 수 있다. 태양열과 빛으로부터 망원경을 보호하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차단막도 달려 있다.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곳에서 행성과 별, 은하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