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고등학교 입학시험 문제가 사전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올해 상하이 고입 시험문제를 빼돌린 혐의로 A씨 등 3명을 체포해 형사 조치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공안에 따르면 상하이 인쇄 업체에서 일하는 A씨는 '딸의 고교 입시를 도와달라'는 지인 B씨의 부탁을 받고 지난달 초 몰래 인쇄소에 들어가 인쇄된 수학 시험지를 빼내 휴대폰으로 찍어 B씨에게 전달했다.
B씨는 문제 유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기로 베껴 딸에게 풀도록 했고, 문제를 베끼는 과정에서 오기가 발생, 딸이 2개의 문제를 풀지 못하자 퇴직 수학 교사인 시아버지 C씨에게 답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답을 낼 수 없었던 C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과정을 거쳐 현직 수학 교사인 D씨에게까지 문제가 넘어갔다.
D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이 두 문제를 풀도록 했다. 이후 지난달 12일 고교 입시가 끝난 뒤 D씨가 풀도록 했던 문제가 실제 출제 문제와 유사한 것을 확인한 학생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에 나선 공안국은 B씨가 C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두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은 외부로 전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SNS상에는 "이렇게 쉽게 시험지가 유출되다니 어이없다", "관리가 이렇게 허술해서 어떻게 공정한 입시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중국은 성·시별로 출제하는 시험지로 고입 시험을 치르고, 성적에 따라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정해진다.
중국인들은 명문 고교에 입학해야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입 시험을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高考)만큼 중요하게 여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