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직전 실거래가보다 낮은 값에 팔린 ‘하락 거래’가 상승 거래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현재 서울 하락 거래 비중은 50% 선을 넘으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2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직전 실거래가 대비 1%(오차범위) 이상 오른 상승 거래는 2604건인 데 비해 가격이 떨어진 하락 거래는 2722건을 차지했다. 전국으로 보면 상승 거래는 7만4842건, 하락 거래는 7만4230건으로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하락 거래는 올 들어 시간이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하락 거래 비율은 40%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조정 양상을 보였다. 3분기(7~8월) 들어 현재까지 전국과 서울에서 아파트값 하락 거래 비율은 각각 48.6%, 54.7%까지 상승했다. 분기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상승 거래량이 하락 거래 대비 전국은 1.8배, 서울 3.98배 많았다. 반면 거래 신고가를 집계 중인 올 3분기는 상승 거래가 전국 0.81배, 서울 0.42배에 불과해 하락 거래가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직방 측은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 거래가 늘어나고 상승 거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거래절벽도 현실화되고 있다. 올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서울 3333건으로 최근 10년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정점이었던 2016년과 2017년(분기당 3만5000여 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국으로 봤을 때도 거래량이 줄었다. 분기별 거래량이 최근 10년간 정점이었던 2020년 4분기에는 25만여 건이 거래됐으나 올 1분기는 7만4902건으로 70% 감소했다.
직방 측은 몇 년 동안 정점을 기록한 매수세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꺾이고, 올해는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와 불경기 등으로 거래 감소와 하락 거래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매도자들의 패닉 셀(공포심에 따른 급격한 매도 현상)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