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되찾은 평산마을 … 野 "늦었지만 尹 대통령에 감사"

입력 2022-08-22 16:59
수정 2022-08-22 17:00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경호가 강화되면서 야권에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 마을이 평화롭다. 경호구역 확대 등의 조치로 악마의 만행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돈벌이를 위해 또 어떤 방식으로 문 대통령님을 힘들게 할지 모르겠으나 일단 평화가 왔다"면서 "윤 대통령님 잘하셨고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15일 문 대통령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담았다"면서 사진 7장을 공유했다.

전날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전 대통령과 평산마을 주민의 고통, 안전을 생각한다면 늦었지만 합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김진표 의장께서 제시한 해법을 윤 대통령께서 수용해 경호처를 통해 신속히 조치하신 것으로 안다. 윤 대통령과 김 의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윤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 측에서 공식적으로 '감사'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오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도 반려묘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다혜 씨는 "찡찡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주인공처럼 소신 있는 녀석이었으나 점점 '고양이와 할아버지' 콤비 모드가 된다"며 "찡찡아, 국수 먹는데 네가 왜"라고 했다.


최 전 수석과 다혜 씨의 글은 그간 전해져온 평산 마을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최 전 수석은 지난 17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서 "(문 전 대통령이) 시위상황에 따른 김정숙 여사의 스트레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경호 강화를 요구했다. 다혜 씨는 7월 14일 "이제 두 분께서 국민을 위하는 자리에서 내려온 이상 더 이상 참을 이유는 없다"고 분개한 바 있다.

지난 5월 10일 퇴임 후 귀향한 뒤로부터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평산마을은 집회와 시위가 계속됐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15일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면서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6일 한 60대 남성이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공업용 커터칼로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고민정, 민형배 등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 17명이 지난 17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혐오 폭력 시위자들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대통령 경호처는 21일 "평산마을에서의 집회·시위 과정에서 모의권총, 커터칼 등 안전 위해요소가 등장하는 등 전직 대통령의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2일 0시를 기해 경호구역을 기존 사저 울타리에서 울타리로부터 최대 300m까지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경호구역 내에서 검문 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 교통통제, 안전조치 등 경호경비 차원의 안전 활동 강화 조치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만찬 때 김진표 국회의장으로부터 건의를 받고 경호처에 지시해 이뤄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