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협의체' 반대나선 野 강경파…"이재명 지도부 패싱 구상"

입력 2022-08-22 15:23
수정 2022-08-22 15:27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에 야권 강경파가 반대에 나섰다. 곧 출범이 유력한 ‘이재명 지도부’를 우회해 여야 중진들이 윤 대통령과 야합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에 올린 <‘여야중진협의체’? ‘낄끼빠빠’라는 말 모르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야중진협의체’ 논의, 당장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김 의장은 지난 19일 만찬 회동에서 김 의장이 제안한 여야 중진협의체 구상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의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선 “원칙적 대상은 4선 이상으로 하되 처음에는 5선부터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얻을 수 있는 ‘시민의 이익’도 ‘야당의 이익’도 없다”며 “주말 지나면서 암만 톺아봐도 손해만 보는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민 의원은 중진협의체가 어떤 민주적 설치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중진협의체가 당 지도부를 대신해 어떤 ‘결정’을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지도부와 중진협의체 속 민주당 중진 간 의견이 충돌한다면 당연히 지도부 의견을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중진협의체가 가동된다면 민주당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곧 새로 들어서는 ‘이재명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민 의원은 “결국 국힘과 윤석열에게만 좋은 일 하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중진협의체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국정운영 권한도 없이 책임만 나눠질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꼽았다. 민 의원은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힘은 대통령 역할도 여당 역할도 영판 못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온전히 뒤집어써야 할 무능의 책임을 민주당에 분담시킬 절호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 의원은 “이런 여야 중진들이 ‘상원 노릇’하겠다는 중진협의체의 실체, 눈 밝은 우리 시민들께서 금세 아신다”며 “명분도 실익도 전혀 없는 ‘끼리끼리’ 중진협의체, 절대 수용할 수 없습니다.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민 의원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같은 날 SNS에 “여야중진협의체 절대 반대합니다.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