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KB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 지분 8.3%를 보유한 4대 주주가 됐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티맵(TMAP) 플랫폼 종사자들을 위한 맞춤형 보험·대출 상품 등 금융과 모빌리티를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SK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점에 국내 1위 금융사와의 전력적 협력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며 "양사간 사업 협력으로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 시너지가 기대된다. 앞으로 자율주행과 혁신 이동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맵 몸값 2조2000억…보험·대출과 모빌리티간 시너지 기대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으로부터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 분사시점(1조)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 투자로 보험·대출 등 금융서비스와 모빌리티 서비스 간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특정 고객군을 겨냥한 특화 금융상품이나 오프라인 영업점에 대한 스마트 주차 서비스, 중고차 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윈윈'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번에 확보한 재원을 모빌리티 사업 역량 강화 및 관련 생태계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플랫폼 분야에서 유능한 개발자들을 활발히 채용하고 기존 티맵 서비스를 고도화해 모빌리티 보험, 중고차, 결제 등 KB금융그룹과 본격적인 사업 협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리운전·화물·발렛 종사자 특화 '소액대출 서비스' 출시 양사가 구상 중인 대표적 서비스는 티맵 플랫폼 종사자에 전용 소액대출(Micro Financing)이다. 대리운전·화물·발렛 등 플랫폼 전업 종사자의 경우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대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이를 감안해 금융거래 이력 대신 플랫폼 활동 이력(근무일수·업무활동·고객 피드백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겠다는 것. 낮은 신용점수로 어려움을 겪는 플랫폼 종사자들도 각종 금융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리·발렛·탁송 등 티맵 서비스들과 연계한 보험 영역 협력도 추진한다. 양사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티맵 플랫폼 이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대리·탁송보험 등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들도 새롭게 선보인다. KB국민은행 포인트 제도, 결제 서비스 등을 티맵과 연동해 소비자들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중고차 관련 사업도 협력을 추진한다. 티맵 운전점수와 KB캐피탈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를 연동해 전 차주의 운전점수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 패밀리사와의 추가 협력도 기대…"혁신 가속화할 것"이번 투자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형 금융사의 첫 대규모 투자다. 지난해 12월 환경·책임·투명경영(ESG) 및 상생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체결 이후 6개월 간 논의를 거쳐 이번 투자가 결정됐다. SK스퀘어의 '볼트온 투자'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볼트온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큰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협업하는 전략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모빌리티와 금융의 시너지뿐 아니라 SK스퀘어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사와의 추가 협력도 기대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현재 제공 중인 대리운전, 킥보드, 전기차충전, TMAP 오토(AUTO), 렌터카 등 이동 관련 서비스의 고도화 뿐 아니라 미래 유망 모빌리티 분야인 모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도 혁신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하게 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양사가 가진 핵심역량과 자산 기반의 교류를 통해 성장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금융과 모빌리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종호 대표는 "티맵모빌리티와 KB국민은행의 누적 가입자 규모는 5000만명에 달한다"며 "TMAP은 전국민이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동시에 시장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