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도 '이변' 없었다…'어대명'에 친명 지도부 출범 초읽기

입력 2022-08-21 17:54
수정 2022-08-22 01:16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이 최대 승부처인 호남지역 당대표 경선에서 70% 이상을 득표하며 이변 없는 독주를 이어갔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4명이 당선권에 포함돼 명실상부한 ‘친명 지도부’ 출범을 예고했다.

이 의원은 2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합동연설회 직후 공개된 전남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서 79.02%를 득표했다. 같은 날 광주 지역 투표에서는 78.58%를 얻었다. 이 의원의 지역 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은 78.35%(20만4569표)를 기록했다.

2위인 박용진 의원은 전남에서 20.98%, 광주에서는 21.42%를 얻었다. 누적 득표율은 21.65%(5만6521표)다.

전날 전북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이 의원이 76.81%, 박 의원이 23.19%를 얻었다. 박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전북 투표 결과에 기대를 걸었지만 누적 득표율을 0.6%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정치권에서는 호남에서도 박 의원이 이 의원과의 표차를 거의 좁히지 못하면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의원의 누적 득표율은 80%에 육박해 역대 민주당 당대표 경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와 비슷한 방식(대의원·당원·국민 여론조사)으로 치러진 2020년 전당대회에서는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 대세론을 탔던 이낙연 전 대표가 60.7%를 얻었다.

이제 관심은 박 의원이 남은 경선에서 이 의원과의 표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로 옮겨지고 있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118만 명 중 37%를 차지하는 서울·경기(44만 명) 권리당원 투표 결과는 오는 27일 나온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28일에는 선거인단 비중에서 30%가 속한 대의원 투표가 예정돼 있다.

박 의원은 호남의 투표율이 30%대로 저조한 점을 들어 “오늘의 민주당을 불신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소수 당원만 참여하는 당원 투표를 통해 ‘내로남불’ ‘소탐대실’의 비판을 받는 정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의원은 ‘이재명 방탄 논란’을 빚은 당원들의 당헌 80조(기소 시 직무 정지) 개정 요구와 관련, “더는 이런 것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대표와 함께 지도부를 이루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친명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재 누적 득표율 1위인 정청래 의원(26.40%)을 비롯해 당선권에 있는 상위 5명 중 4명(서영교·장경태·박찬대 의원 포함)이 친명계다. 비명(비이재명) 후보 중에선 득표율 2위인 고민정 의원(23.39%)만 당선권에 들어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