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장 높은 수익성을 올린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영증권은 26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21일 한국경제신문이 2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 증권사 26개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조사한 결과 다올투자증권이 19.3%로 1위를 기록했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예컨대 자기자본 1억원으로 한 해 순이익 1000만원을 벌면 ROE는 10%가 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각 증권사의 상반기 순이익에 2배를 곱하는 방식으로 ROE를 산출했다. 자기자본은 2분기 말 기준 수치를 적용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 부문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우량 거래(딜)를 잇따라 발굴하면서 올 상반기 순이익(95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증시 급락,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대부분 증권사가 역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반면 신영증권의 상반기 기준 ROE는 1.2%에 불과했다. 정기예금보다 못한 수익률이다. 소형사인 유화증권(1.8%)을 제외하면 ROE가 1%대를 기록한 증권사는 신영증권이 유일했다. 신영증권은 1조4202억원의 자기자본으로 올 상반기 85억5393만원의 순이익을 벌었다.
신영증권의 ROE가 유독 낮은 것은 고유자본으로 운용한 자산이 대규모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주식투자로 79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채권과 외화증권 부문에서도 각각 328억원, 97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2위는 메리츠증권(15.65%)이 차지했다. 대신증권(11.8%), 키움증권(11.4%), 현대차증권(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6~10위는 한국투자증권(9.7%), 삼성증권(9.5%), 한양증권(9.4%), 하이투자증권(9.1%), 미래에셋증권(8.7%)이 차지했다. 26개 증권사 평균은 7.4%로 집계됐다.
수익성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 지표로 떠오르면서 주요 증권사는 ROE를 높이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약 23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자기자본이 줄어 ROE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ROE 업계 1위’를 목표로 내세운 상태다. 1월 신년사에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올해는 질적인 성장이 중요하다”며 “자본과 인력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ROE 1등 증권사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