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 시장에 ‘우드 체인지(목조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21일 현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잡지 ‘니혼게이자이ESG’에 따르면 일본에서 공공건축물 외 일반 건축물과 민간 주택에도 목재를 활용하는 우드 체인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시의 목조화 촉진법’이 시행된 영향이다. 일본산 목재를 활용해 탄소 포집, 순환 경제를 실현한다는 게 목조화 법의 취지다. 골재로 철골이나 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일본 5대 건설회사 중 한 곳인 오바야시구미가 지난 6월 요코하마에 지은 연수시설 ‘포트 플러스’(사진)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 건물은 11층이며 높이는 44m에 이른다. 목재를 골조로 사용해도 건물의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게 오바야시구미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목질을 강접합하는 신기술을 개발, 철골과 콘크리트에 가까운 강도와 강직도를 확보했다.
오바야시구미의 목조화 건물프로젝트팀 관계자는 “순수 목재를 이용해 얼마든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다”며 “목재를 활용한 고층 건물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목재와 철근, 콘크리트를 섞어서 건물을 올리는 ‘하이브리드 목조 건축’ 사례도 늘고 있다. 도쿄 긴자에 있는 상업 빌딩 ‘휴릭 앤 뉴 긴자8’, 도쿄 간다의 분양 맨션 ‘프라우드 간다 스루가다이’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우드 체인지 바람을 일본산 목재 산업을 키울 기회로 보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목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홋카이도 등에서 생산한 목재가 대체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일본의 목재 자급률은 40% 선이다.
이현주 한경 ESG 기자 charis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