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말 2초 전당대회?…시점 두고 與 당권주자 신경전 지속

입력 2022-08-21 15:47
수정 2022-08-21 15:52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 차기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연말 연초 전당대회에 당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정기국회 기간에 여당이 '당권싸움'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다만 연말, 연초 중 구체적인 전대 시점을 두고서도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지도부는 내년 초 전당대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12월에 전당대회 (준비) 일정을 시작하면 1월 말이나 2월경에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권 첫해 정기국회 기간 중 여당이 전당대회를 한다는 것이 국민들 눈에는 '당권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적어도 정기국회가 끝나고 난 뒤 전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로는 전당대회 준비에만 45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난 후부터 권역별 토론회, TV토론회 등 준비를 진행한다면 전당대회는 빨라도 1월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권주자들의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주 위원장의 '1말 2초 전당대회' 언급에 대해 "당의 비상상황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해소시키지 못해 새해 벽두 새 출발 때에도 여전히 비정상 상태를 지속한다면 국정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내 당 대표 선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대선 때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당심을 다져놓은 만큼 전대 시점이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제대로 잘 치른 뒤 전당대회는 그다음"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전대 시점이 늦어질수록 당내 세력 기반을 다질 시간을 벌 수 있는만큼 안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권성동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전대가 늦어질수록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당대회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당권주자 후보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대한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여당이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당 대표 자리를 잃게 된 이준석 전 대표의 직·간접적인 참전 가능성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전대 재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예상으론 전대를 시작하면 1월 어느 시점에 전대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이 전 대표의 자격정지가 풀리는 것과 물려서 또 논란이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았던 이 전 대표의 징계는 1월 초 해제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해 "(여당 전대에) 당의 개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들이 나오길 바라고, 그 분들을 지원할 수도 있고, 안 되면 또 나가야죠"라며 재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