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9일 한 달여 만에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긴축에 따른 강(强)달러와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주요국 통화 약세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5원20전 오른 1325원9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328원80전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달 15일 장중 최고가인 1326원70전을 넘어선 기록이다. 2009년 4월 14일(1330원40전) 이후 13년4개월 만의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간밤에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0.75%포인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물가 정점론이 퍼지면서 Fed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되면서 달러의 추가 강세를 부추겼다. 다만 기업들의 달러 매도로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은 줄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을 제외하고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등 기업 재고가 급증하는 등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