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김비오(32·사진)가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시리즈코리아(총상금 150만 달러) 둘째날 8타를 줄이는 맹타를 앞세워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이번 대회에서 김비오가 우승하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김비오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1·7079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1개를 기록해 8언더파 63타를 쳤다. 옥태훈(24)과 공동선두다. 3위 김한별(26)과는 2타 차다.
전날 2언더파에 그치며 다소 주춤했던 김비오는 이날 줄버디를 잡아냈다. 페어웨이 안착률 85.71%, 그린 적중률 83.33%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비오는 “티샷도 생각했던 대로 갔고 아이언 거리 컨트롤도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전날 다소 난조를 보였던 퍼트가 이날 빛을 발했다. 김비오는 1라운드를 마치고 퍼트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그 덕분에 이날 김비오는 퍼터를 26번만 잡으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아이언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이고 정확한 퍼트로 홀컵에 집어넣는 장면을 연달아 만들어냈다. 그는 “퍼트가 약간 밀려 퍼팅 코치의 도움을 받아 똑바로 보내는 훈련을 하고 있다”며 “어제는 익숙하지 않아서 (결과가) 아쉬웠는데 오늘은 그린스피드에 적응한 덕분인지 퍼팅이 잘 됐다”고 말했다.
김비오는 올 시즌 최고 기량을 펼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주관한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고, 6월 제주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코리안투어에서 유일한 다승 기록이다.
코리안투어에서는 현재까지 6억4930만원을 따내며 상금 순위 2위를 달리고 있고 아시안투어에서도 41만4152달러로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에 아시안투어 상금 1위인 김시환(34·미국)이 기권하면서 김비오가 우승하면 상금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동시 상금왕을 노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김비오는 “나도 사람인지라 좋은 위치에 있으면 (타이틀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지만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캐디와 한 샷, 한 샷 잘 상의해서 하다보면 트로피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