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같은 인기 서비스에 ‘디스플레이광고’(배너광고)를 추가로 배치한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킬러 서비스’를 활용해 광고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사진)가 ‘본질적인 사업(광고, 커머스)을 통한 수익 강화’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구 탭 상단에 비즈보드 배치
1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1일부터 카카오톡의 기본화면 역할을 하는 ‘친구’ 탭 상단에 ‘비즈보드’를 배치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비즈보드는 디스플레이 광고를 배치하는 공간으로 카카오의 핵심 수익원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말 광고주에게 시간 단위로 과금하는 비즈보드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의 ‘페이(pay)’ 서비스 기본화면과 혜택, 송금 완료 메뉴에도 9일부터 비즈보드를 집어넣었다. 카카오뱅크 앱 기본화면 하단에도 디스플레이 광고를 추가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개편에 따라 오는 25일 신설되는 ‘MY뉴스’ 탭에도 디스플레이 광고가 붙는다. “광고 매출 끌어올려야”
포털이나 앱에 디스플레이 광고가 많아지면 사용자의 불만이 커지고 반발이 생기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카카오가 디스플레이 광고 확대에 나선 건 수익성 때문이다.
최근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9.4%로 네 분기 연속 10% 미만을 기록했다.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면서 인건비(4262억원)와 마케팅비(1503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65% 급증한 영향이 컸다.
카카오 광고 매출 증가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2분기 포털사이트 다음의 광고 실적을 포함하는 ‘포털비즈’ 매출은 1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줄었다.
남궁 대표가 찾은 해법은 카카오 사업의 핵심인 카카오톡을 통해 광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남궁 대표는 4일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어려운 대외 환경에선 강점과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며 “카카오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사람들이 많이 활용하는 친구 탭과 페이 등에 디스플레이 광고를 추가한 것은 광고 단가를 높일 수 있어서다. 국내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톡 광고 개편으로 광고 수주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경기 둔화의 부정적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하며 카카오톡 매출 증가율이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유튜브도 ‘광고 확대’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카카오만이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핵심 서비스에 광고를 붙여 매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이 지도 앱인 애플맵스를 시작으로 각종 서비스에 광고를 실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용자가 애플맵스에서 맛집 등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상단에 광고비를 낸 식당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구글 관계사인 유튜브도 짧은 동영상 ‘쇼츠’에 광고를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드라마 등 콘텐츠 중간에 끝까지 봐야 하는 광고를 넣는 대신 기존보다 저렴한 월 구독료를 적용한 중간 광고 요금제를 이르면 내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