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비핵화 협상 초기단계서 북·미 수교도 가능"

입력 2022-08-18 17:36
수정 2022-08-19 02:01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8일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제공할 상응 조치 중 하나인 북·미 관계 정상화를 협상 앞부분에 둘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중 수교 당시처럼 ‘선(先) 수교, 후(後) 문제해결’의 ‘키신저 방식’ 적용 가능성에 대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담대한 구상 속 마지막 단계에서는 북한과 미국의 수교를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면 협상 앞부분에 북·미 관계 정상화를 두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상 북한의 핵폐기 완료와 북·미 수교가 비핵화 로드맵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지는데, 북한의 의지가 확실하다면 핵폐기 전이라도 북·미 수교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 초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에 대해선 “협상 단계에서 특별히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상회담이 이뤄져 비핵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획기적인 자극 내지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도 출석했다. 박 장관은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와 관련해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이 이뤄지고 있어 대법원에서 그런 점을 참고해 달라고 외교 활동 내용을 정리해 보낸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거나 관여되는 행위를 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상표권과 특허권의 특별 현금화 명령 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 민사 2부와 3부에 각각 의견서를 냈다. 대법원은 19일까지 일본 기업의 배상 현금화 이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에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며 “일본에 성의 있는 호응을 촉구하며 일본을 견인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최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3불(不) 1한(限)’을 거론한 것에 대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는 “사드 문제는 대한민국의 안보주권 사안으로 협의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전 정부에서도 그런 입장을 좀 더 분명히 했더라면 3불이란 문제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