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의 여신전문금융 자회사인 IBK캐피탈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19년(7조114억원) 대비 약 49% 증가한 수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IBK캐피탈의 총자산은 10조50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도 2004억원으로 전년(1276억원)보다 57% 늘었다.
총여신 중 부실채권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작년 말 기준 0.4%로 국내 캐피털사 평균(1.1%)보다 0.7%포인트 낮았다. 1개월 이상 대출 연체율은 0.3%로 신용등급 AA- 이상 캐피털사 평균(0.7%)을 0.4%포인트 밑돌면서 건전성 면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자금인 기업어음(CP) 대비 자산 규모 비율은 138.1%로 정상 수치 기준점인 100%를 약 38% 웃돌았다. 해당 비율이 100%를 넘기면 캐피털사가 1년간 정상적으로 채권 차환을 할 수 있게 만기 구조를 구성했다는 뜻이다.
금융권에선 최 대표가 주도해온 기업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과 신기술·창업벤처 투자 등 투자금융 강화 사업이 결실을 낸 결과라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IBK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7조6754억원, 투자금융 자산은 1조7691억원으로 각각 전체 금융자산의 75.4%와 17.4%를 차지했다.
대출 규모가 커 연체 때 수익 타격이 큰 기업금융을 캐피털업계에서 가장 많이 취급하면서도 우량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투자 건전성 관리에 주력한 점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모회사인 기업은행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IBK캐피탈은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과 연계한 기업금융 사업을 벌여 캐피털사 중 안정성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했다.
IBK캐피탈이 확대하고 있는 투자금융 사업이 향후 실적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투자금융 수익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상반기(1160억원)보다 8.9% 감소(1057억원)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환율 변동성 확대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IBK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대출 등 기존 기업금융 사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겠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