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농기계기업 대동이 차세대 이동 수단(스마트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한다. 기존 내연 오토바이를 대체할 친환경 전기이륜차 등을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개발하고 골프카트와 같은 골프장 운영 장비 제품군도 강화한다. 다품종 농기계를 75년간 제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이동 수단의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대동의 차세대 이동 수단 전문 자회사 대동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와 100억원 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제3자 배정 신주인수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투자 계약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동모빌리티 지분 4%를 보유하게 됐다. 두 회사는 모빌리티사업 관련 제휴도 맺었다.
K-OTC 장외시장 거래사인 대동모빌리티는 대동의 미래 사업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다. 대동모빌리티는 배터리 교체형 전기이륜차와 화물 배송용 0.5t 전기트럭, 바퀴가 달린 의자 형태의 스마트로봇체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이륜차와 전기트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커진 물류배송 생태계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이 최종 전달되는 단계인 ‘라스트마일’에 특화된 제품이다. 스마트로봇체어는 농·어촌과 병원 미술관 공항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장비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들어간 5인승 신형 골프카트 등도 시장에 선보였다.
대동모빌리티는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10만2000㎡ 규모의 스마트모빌리티 신공장을 올 4분기부터 본격 가동해 2026년까지 누적 약 18만 대의 스마트모빌리티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에 투자 계약 및 사업 제휴를 맺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차세대 이동 수단에 맞는 원격관제, 자율주행,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의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해 보급한다. 카카오택시, 대리운전, 전기자전거 대여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플랫폼 노하우도 대동모빌리티와 공유할 예정이다.
원유현 대동모빌리티 대표는 “라스트마일을 겨냥한 새로운 모빌리티 제품들이 공개되며 시장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모빌리티산업 선도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동모빌리티의 제조 역량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역량을 더해 차세대 이동 수단 시장을 선도할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동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 외에도 다양한 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KAIST와는 올 4월 모빌리티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모터 제어 및 차량 제어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대와는 군집 자율주행과 스마트팜 분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T와는 스마트 로봇체어를 기반으로 한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대동은 상반기에 연결 기준 매출 8142억원에 6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2%, 영업이익은 35.1% 증가했다. 북미 지역 트랙터 수출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