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김훈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을 추천하자 김 작가는 "문 전 대통령께서 읽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니까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저는 저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작가는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소설을 칭찬하고 추천한 것이라기보다는 거기 그려진 안중근의 모습, 그리고 동양평화를 절규하면서 순국하신 그 뜻이 오늘날의 동양의 현실에서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쪽에 역점이 실린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사가 옛날 이야기 속에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시대에 온갖 고통과 고민을 고난을 자기 온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면서 살아갔던 그러한 젊은이의 모습 그대로 그려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이 책이 반일민족주의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도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와 일본인 전체를 증오했던 것은 아니다"며 "침략주의 식민주의 약육강식 이런 폭력 억압 이런 것에 반대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김훈의 신작 '하얼빈'은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이라며 "내가 글쓰기의 모범으로 생각하는 짧은 문장과 간결한 문체의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가는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시켰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