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침수로 반지하 주택의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거주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를 토대로 매년 8000가구 이상의 거주용 반지하 주택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15일 서울시는 전수조사를 통해 서울 시내 약 20만 가구인 반지하 주택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위험성 △취약계층 여부 △임대료와 자가 여부 등을 파악하고 종합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임대주택으로의 이주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지하 거주민에 대한 이주 지원도 확대한다. 앞으로 20년간 258개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재건축해 23만 가구 이상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모아주택 등 정비사업으로 약 1만3000가구의 반지하를 정비구역에 포함한 데 이어 앞으로 선정 구역을 늘려 매년 8000가구 이상의 반지하 주택을 없앨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모아타운 선정 시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 주택 밀집지역 우선 선정을 검토한다. 또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은 정비사업 후보지 공모 시 상습 침수 또는 침수 우려 구역에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경제적 지원도 늘린다. 반지하 주택에 사는 거주민이 지상층으로 이주할 경우 ‘특정바우처’를 지급한다. 월 20만원씩 최장 2년까지 받을 수 있다. 중위소득 46% 이하 저소득 가구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급되는 ‘주거급여’도 대상과 금액을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임대주택 외의 일반 주택으로의 이주도 돕는다. 이를 위해 무주택 시민에게 주거취약계층의 전월세 보증금 일부를 공공이 지원하는 장기안심주택·기존주택 전세임대 등의 지원 한도액을 늘리고 대상 확대를 추진한다.
이주 정책을 통해 빈집이 된 반지하 주택 등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매입해 주민 공동창고나 지역 커뮤니티시설 등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이주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