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우려에도…평택·김해 갭투자 '극성'

입력 2022-08-15 16:47
수정 2022-08-23 15:24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안 돌려준 전세금이 올 상반기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경기 평택, 경남 김해 등 전국에선 여전히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갭투자는 최근 3개월간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계약을 의미한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국에서 갭투자 거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평택으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71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평택 지역 전체 거래량(830건)의 8.3%에 이른다.

주로 1억원 안팎의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잇따랐다. 평택 포승읍 도시형생활주택인 ‘평택메트로하임’ 전용면적 23㎡는 6월 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 뒤인 7월 전세보증금 7000만원에 임차인을 구했다. 같은 지역의 ‘스마트빌듀오1차’ 전용면적 22㎡는 지난달 전세보증금 최고가인 7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6월 거래된 매매가(4200만원)보다 28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수도권보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도시의 갭투자도 많다. 김해는 최근 3개월간 62건의 갭투자가 이뤄져 전체 거래량의 5.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경북 포항 북구와 경남 양산도 각각 58건의 갭투자가 있었다. 광주 북구(47건), 강원 원주(47건), 충남 아산(46건) 등도 갭투자 거래가 활발하다.

지방에선 재건축 연한을 넘기거나 연한이 임박한 노후 아파트 대상의 갭투자가 두드러졌다. 1984년 준공된 김해 동상동 ‘광남아파트’ 전용 63㎡는 지난달 7700만원에 매매된 직후 전세보증금 1억2000만원에 임차 계약을 맺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 재건축 아파트는 현지 지역민은 매수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외지 투자자들은 자기자본 없이 사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과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깡통전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세보증금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3407억원에 달했다. 2013년 9월 상품 출시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큰 규모다. HUG 관계자는 “현재는 매매가가 더 높더라도 향후 집값이 내려가면 매매가가 전세보증금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임차계약 때 보증 상품 가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