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정부 "깊은 실망과 유감"[종합]

입력 2022-08-15 13:10
수정 2022-08-15 13:46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다마구시료를 봉납했다고 교토통신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날 교토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봉납은 '자민당 총재' 명의로 이뤄졌으며 기시다 총리가 사비로 비용을 충당했다.

기시다 내각 각료들의 참배도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 담당상과 아키바 겐야 부흥상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방문해 참배했다.

일본 패전일 현직 각료의 참배는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3년 연속 이어졌다.

이달 10일 개각에서 당 정무조사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하기우다 고이치 집권 자민당 정무조사회장도 이날 오전 참배하고 사비(私費)로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혼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행보에 대해 유감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내고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로 "한일관계의 포괄적 미래상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승해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