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편집자주) 언론사에는 매일같이 신간 소포가 배달됩니다. 책소개를 바라는 출판사들이 꼬박꼬박 보내줍니다. 일주일이 되면 100권이 넘게 쌓이는데 지면의 제약으로 그 중에서 몇 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문사들은 어떤 책을 골랐을까요. 신문사 6곳이 주말마다 제공하는 서평들의 아이템을 살펴봤습니다. 신간 한 권 사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실수를 합니다. 대세를 읽지 못하고 어이없는 판단을 하죠. 이른바 지구촌 엘리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며 당선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출판기자들도 찔리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세계적인 경제신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미국지사 편집국장을 맡았던 질리언 테트의 <알고 있다는 착각>이 5곳의 신문사 서평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트럼프 비웃던 FT 편집국장 “엘리트 편견에 빠져 당선 생각도 못해”(한국경제신문) 등의 제목이 달린 채로 말입니다.
테트 편집국장은 영국 명문 케임브리지대 사회인류학 박사이기도 합니다. 현대사회를 보는 새 렌즈… 인류학(경향), 인류학 관점에서 짚어 본 ‘킷캣’ ‘트럼프’ 성공법(동아) 등의 제목이 달린 배경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생리와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짚어야만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게 주제입니다.
다만 ‘인류학의 문제 해결 사례가 비즈니스 영역에 치중된 것은 아쉬운 부분(조선)’이라거나 ‘경영·경제 등 다른 사회과학에서 수십 년 전부터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다(한국경제신문)’ 같은 까칠한 평가도 존재하네요.
◆우유를 온전히 마시기까지 많은 사람이 죽었다인류가 우유를 마시기 시작한지 1만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사람은 포유류 가운데 유일하게 다른 동물의 젖을 먹습니다. 원래는 인간도 어른이 되면 유당(락토스)을 분해하는 락타아제가 나오지 않아 억지로 젖을 먹으면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돌연변이가 나타가 성인도 우유를 마실 수 있게 진화가 되었다는 데 그 기록이 <우유의 역사>라는 책입니다. 4곳의 신문사가 기사를 썼네요.
‘신의 음료’ 對 ‘하얀 독약’… 우유를 둘러싼 1만년 논쟁(조선), 쿠바 명물 아이스크림 가게는 냉전의 산물이었다(동아) 등의 제목을 달렸습니다.
◆당신들에게 가르쳐주기 싫어요…이름도, 장애도이번 주는 신문사들간에 중복되는 서평이 특히나 많았습니다. <진리는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전쟁과 목욕탕> <낙인이라는 광기>가 각각 3곳의 신문사에서 소개가 됐네요.
<전쟁과 목욕탕>은 일본인들이 한국과 태국 그리고 일본의 목욕탕을 찾아다니며 그곳에 들은 이야기를 쓴 책입니다. 기자 출신 논픽션 작가와 수필가이지 일러스트레이터가 집필에 참여했습니다. 주변 어디든 흔히 보이는 곳에서 들려온 근현대사의 질곡이 인상적입니다.
뜨끈한 목욕탕에서 마주한 따끔한 전쟁의 기억(경향), 목욕탕서 ‘전범국 민낯’ 마주한 두 일본인(동아)와 같은 제목으로 보도됐습니다. 신문사들은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일본인에게는 이름을 가르쳐주고 싶지 않아요.” 부산 동래구에서 만난 할머니가 저자들에게 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낙인이라는 광기>는 아버지의 정신질환을 숨겨야했던 심리학자의 고백(한국경제신문)입니다. 남 부러울 것 없었던 미국의 정신의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자꾸 집을 떠나 생활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의 아버지는 대학교수였는데 조증과 울증이 함께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입니다.
가족들은 아버지의 병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습니다. 낙인이 어떻게 정신질환자를 둔 가족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요즘 이런 종류의 책들이 많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