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부채비율 6544%…통합 항공사 난기류 만나나

입력 2022-08-14 17:12
수정 2022-08-15 01:25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올 들어 급격하게 훼손됐다.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6544%를 웃돌았다. 이 회사를 인수하는 대한항공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입금 부담 탓에 야심 차게 이뤄진 합병이 ‘승자의 저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 6월 말 부채비율이 6544.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4133.9%포인트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2830억원을 올려 작년 상반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운송료가 치솟으면서 화물사업 실적이 급격히 좋아진 결과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당기순손실이 2595억원에 달했다. 외화환산 손실이 급격하게 불어난 결과다.

영업외비용으로 분류되는 외화환산손실은 올 상반기 416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198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아졌다. 항공기를 들여오는 과정 등에서 조달한 외화차입금이 올 6월 말 기준 4조8664억원에 달하다 보니 이자 비용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외화차입금의 이자 비용·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해야 한다. 올 들어 환율이 달러당 1300원 선까지 고공행진(원화 가치 약세)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달러 이자 비용 등이 늘었고 불어난 비용만큼을 외화환산손실로 처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나빠진 재무구조는 이 회사 합병을 추진하는 대한항공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전체 빚이 수십조원에 달한다는 데 있다. 영업이익으로 빚을 줄이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은 6월 말 기준 8조2074억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차입금 역시 12조1846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합산 차입금은 20조원이 넘는다는 계산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