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예산 2010년 이후 첫 감축…장차관 보수 10% 반납"

입력 2022-08-13 17:27
수정 2022-08-13 17:48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예산 편성과 관련 "2010년 이후 최초로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수준의 예산편성을 할 것"이라면서 공공 부문에서는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의 급여를 10% 정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13일 강원도 강릉 고랭지 배추밭에서 작황 현장 점검을 마친 뒤 간담회에서 "예년에 없이 굉장히 강하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예산 편성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0년 이후부터 매년 본예산이 당연하게 이전 해 추경보다도 높은 수준에서 편성됐다"며 "특히 전 정부에서는 여러 차례 추경을 편성했음에도 본예산을 이보다도 높은 수준에서 짜 예산이 폭증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다음 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그해 지출보다 증가한 상태에서 예산을 편성했으나 내년 본예산은 올해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 대폭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예산은 두 차례의 추경을 포함해 총 679조5000억원에 달했는데, 내년은 이보다 상당폭 적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 예산은 10년 넘게 전년 대비 계속 증가해 왔다. 다음 해 본예산 총지출이 전년 전체 지출보다 작아지는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지출 구조 조정을 위해 공공 부문에서는 우선 내년도 장·차관급의 월급을 10% 가량 반납하겠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 부문의 솔선수범 차원에서 장·차관급 이상의 임금은 동결하되 10%를 반납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하위직 공무원 보수에 대해선 "현재 물가 수준과 공무원의 사기, 국민의 공공 부문에 대한 솔선수범 기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지막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출 감소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우려에는 "실질 성장과 물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경상 성장률을 기준으로 (예산)작업을 하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작업이 이뤄지고 나면 자세히 말씀 드릴 것"이라고 했다.

또 물가 상승률이 7%대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천지개벽하듯 대단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 눈에 보이는 수준 이내라면 그렇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6% 초반에서 조금 있다가 다음에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