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수십억대"…사라진 '뱅크시 그림' 이스라엘 등장 논란

입력 2022-08-13 15:00
수정 2022-08-27 00:31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가 과거 팔레스타인 거리에 남긴 작품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의 한 미술 갤러리에서 발견돼 문화재 반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문제시된 작품은 2007년 베들레헴의 이스라엘 진지 콘크리트 블록에 제작된 '새총 쥐'다. 뱅크시는 당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에 항의하기 위해 해당 작품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그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원 미상 인물에 의해 'RIP(편히 잠드소서) 뱅크시 쥐'라는 글귀로 가려져 제거됐다.

뱅크시는 2005년부터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예술가로, 팔레스타인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작품을 경매에 부친 바 있다.

이 작품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스라엘 미술상 코비 아베겔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올해 초까지 이 작품을 개인 주택에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들레헴의 한 동료로부터 뱅크시 작품을 구매했으며 되팔 계획이 없다면서 적법한 거래라고 주장했다. 단 구매액 또는 판매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1954년 유네스코 주도로 체결된 '헤이그 협약'에 따르면 점령국이 점령지에서 문화재를 파괴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금지된다.

팔레스타인 관광부 대변인은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재산을 훔친 것"이라며 "이를 이송하고 조종하고 훔치는 것은 분명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뱅크시의 대표작 '풍선과 소녀'는 소더비에서 104만2000파운드(약 16억66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