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압력' 완화 소식에…뉴욕증시, 상승 마감 [뉴욕증시 브리핑]

입력 2022-08-13 07:39
수정 2022-08-13 07:54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소식에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12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4.38포인트(1.27%) 상승한 33,761.05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같은 기간 72.88포인트(1.73%) 상승한 4280.15를, 나스닥 지수는 267.27포인트(2.09%) 오른 13,047.19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두드러진 결과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모두 둔화했는데, 7월 수입 물가도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4% 하락했다. 하락 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0%보다 더 컸다. 에너지 수입 물가가 전달 대비 7.5% 하락하는 등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엇갈렸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8월 12개월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5.0%로 집계돼 전달(5.2%)보다 낮아졌다. 향후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달(2.9%)보다 오른 3.0%로 나타났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55.1로 전달(51.5)보다 높았고, 시장의 예상치(52.5)도 웃돌았다. 6월 사상 최저치에서 2개월 연속 오른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경기 신뢰도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리고, 연말까지 금리를 3.50%~3.75% 수준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시장의 예상치와 일치한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 관련주가 2% 넘게 오르면서 상승을 이끌었다. 애플 주가는 스마트폰 시장 위축 전망에도 2% 이상 올랐다. 리비안의 주가는 분기 손실 확대 소식에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중국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는 자진 상장폐지 계획 발표 영향으로 1% 이상 하락했다. 시노펙, 차이나알루미늄 등도 1% 안팎 하락했다. 대표적 밈주식인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4% 이상 하락했고,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는 2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을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주 CPI 발표 이후 과도하게 긍정적인 가격 책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금리선물시장에서 9월 0.50%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65% 정도라는 것은 지나치게 나쁜 소식이 나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가격이 단순히 반등하는 것만으로도 매파 연준이 시장에 다시 돌아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7.5%에 달했다. 전날(57%)과 비슷한 수준이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2.5%로 전날(43%)과 유사한 범위에서 움직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