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한 남성이 가짜 서류를 이용해 오클랜드의 대형병원에서 의사로 일해온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2일 스터프 등 뉴질랜드 매체는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A씨가 가짜 의사 면허증으로 지난 2월부터 현지 미들모어병원 호흡기 내과 임상 연구 의사로 일하다가 의사 면허증 관련 의혹이 제기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의료 당국은 지난 1일 A씨의 의사 자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그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데 이어 10일에는 그의 고용계약을 해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가짜 행각은 10여년 전 이미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스터프는 전했다. 당시 가짜 의대생으로 오클랜드대학 캠퍼스를 오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A씨는 지난 2010년 오클랜드 의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하자 위조 학생증을 들고 다니며 2년여 동안 의대 강의를 듣고 심지어 해부 실습에도 참여했다.
그는 의대 강의를 들으면서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않는 등 조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 의대 측은 "의대 역사상 가짜 학생 사건은 그때가 처음이었다"면서 "의대 학급이 큰데다 그가 과제물을 제출하지도 않고, 시험도 보지 않아 교수와 동료들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2016년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이학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외국에서 의대도 졸업했는지는 불분명하고, 뉴질랜드에서 의대를 졸업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사건은 앤드루 리틀 보건부 장관에게도 보고됐고, 의료 당국은 A씨의 환자들과도 접촉해 상황을 점검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