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신작(新作) 유무에 게임업체들의 희비가 갈렸다. 최근 2분기 실적을 내놓은 넥슨과 카카오게임즈는 코로나19 특수 종료, 인건비 증가 등의 장애물을 ‘신작 흥행’으로 넘었다. 신작 출시가 지연된 대다수 업체는 기대 이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게임업체들이 신작 게임을 차례로 출시하며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네오위즈, 넷마블, 컴투스,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의 게임업체가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이들 기업은 시장 기대치인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이하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넷마블은 영업적자 347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1623억원으로 컨센서스(1669억원)를 밑돌았다. 야구 게임으로 유명한 컴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37억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6% 급감했다. 컨센서스 69억400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네오위즈의 영업이익은 59억10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지만 컨센서스인 69억4000만원을 밑도는 수치다. 펄어비스는 영업손실 42억900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12일 실적을 내놓는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도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419억원)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은 코로나19에 따른 게임 특수 종료, 개발자 채용 경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이 크다. 예컨대 컴투스는 2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했다. 역대 최대 매출(1934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배경이다. 펄어비스의 적자는 임직원 스톡그랜트(자사주 프로그램)를 포함한 상여금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에 이렇다 할 대형 신작이 없었다는 점도 이날 실적을 공개한 게임업체들의 공통점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만한 ‘한 방’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오딘, 우마무스메를 앞세워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3399억원)을 기록했고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발판으로 가장 많은 2분기 매출(8175억원)을 올렸다.
하반기부터는 게임업체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다수 게임사가 신작 출시와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컴투스는 오는 16일 기대작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실적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오는 11월에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신작 6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TL’을 이르면 연내 선보인다. 크래프톤 역시 하반기에 출시될 신작의 글로벌 마케팅 확대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