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한 여배우가 아랍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뚱뚱하다는 기사에 자신의 사진을 무단 사용됐다며 해당 언론사인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신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전했다.
이 여성의 이름은 에나스 탈레브(Enas Taleb)로 이라크의 유명한 여배우이자 토크쇼 진행자이다. 그는 “내 사진이 허락없이 쓰였으며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심지어 포토샵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탈레브는 한 인터뷰에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을 당한 이코노미스트지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아랍 세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뚱뚱한 이유’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9개월 전 이라크 바빌론 축제에서 찍은 탈레브의 사진을 첨부해 이코노미스트지가 지난달 말 내보냈다.
아랍 여성이 과체중인 이유로 여성들이 바깥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사회적 제약을 꼽았고, 이 밖에 ‘곡선’이 여성의 성적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라크인들은 풍성한 곡선을 가진 여배우 에나스 탈레브를 종종 이상형으로 꼽는다”며 사진을 덧붙였다.
탈레브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아랍 세계의 뚱뚱한 여성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따지며 “아랍 여성과 특히 이라크 여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분노했다. 42세의 탈레브는 이라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여배우들 중 한 명이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900만 명에 달한다. 그녀는 한 잡지에서 건강한 자신의 외모에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이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각종 소셜 미디어(SNS)에서 아랍 여성들에 대한 인종주의 성차별 수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