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입고 나간 아빠…'강남역 슈퍼맨' 유튜브 보고 알았다"

입력 2022-08-11 07:35
수정 2022-08-11 11:30

폭우 속에서 쓰레기로 막힌 도로 배수관을 맨손으로 치워 '강남역 슈퍼맨'이라 불린 시민의 딸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후일담을 전했다.

지난 9일 오전 '실시간 강남역 히어로', '실시간 강남역 슈퍼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한 남성이 강남역 근처에서 배수로 빗물받이 덮개를 열고 낙엽, 전단, 비닐, 캔, 페트병 등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글 작성자는 "아저씨 한 분이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한복판에서 배수로에 쌓인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냈다"며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전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 선뜻 팔을 걷고 나선 남성의 행동에 네티즌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후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친구 인스타에서 목격한 강남역 슈퍼맨의 정체. 좋은 사람 곁엔 좋은 사람이 있는 법. 아버님도 너무 멋쟁이셨다"라는 글과 함께 한 네티즌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이 공개됐다.

해당 인스타그램은 '강남역 슈퍼맨'의 딸 계정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배수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공유하며 "어제 새로 산 옷 입고 좋아하면서 출근하신 우리 아빠. 걱정돼서 전화했는데 강남에 갇혔다 하시더니. 어제 밤새도록 혼자 하고 오신 일을 유튜브로 알았다"고 적었다.

이어 "참고로 머드 축제 갔다 온 사람처럼 새로 산 옷은 더러워져서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의정부에서도 한 남성이 나타나 배수로를 뚫어 화제가 됐다.

당시 상황을 전한 네티즌은 "물에 잠긴 도로(길이)가 500m가 넘는데, 배수로가 막히니 30분 정도 만에 사람들 무릎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이었다"며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서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마구 뽑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배수로를 뚫으니까 10분도 안 돼서 그 많던 물이 다 빠졌다. 배수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