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전설 라이언 긱스(49)가 교제 기간 일상적으로 가혹행위를 했다는 증언이 또 나왔다.
9일(현지 시각)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같은 날 맨체스터 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해자 케이트 그레빌(36)이 경찰 수사 중 긱스의 가혹행위를 진술한 내용이 공개됐다.
그레빌의 진술에 따르면 처음 만났을 때 긱스와 그레빌은 둘 다 기혼 상태였으며 그레빌은 당시 긱스가 자신의 불운한 결혼 생활을 끝내줄 ‘최고의 친구’이자 ‘단짝’이 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긱스는 그레빌에게 자신과의 만남을 상사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긱스는 전처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그레빌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그레빌에 따르면 그레빌이 연락을 차단하자, 그레빌의 자택까지 찾아와 그레빌을 ‘매춘부’라며 행패를 부린 적도 있다.
이에 그레빌은 2020년 2월 긱스를 멀리하기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로 피신을 했지만 긱스가 자신을 찾아 왔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레빌은 당시 긱스가 다툼이 생기자 알몸 상태인 자신을 거칠게 호텔 방 밖 복도로 끌고 나와 소지품과 함께 내팽개쳐 복도에서 알몸 상태로 굴욕감에 떨어야 했다고 진술했다.
어느 날은 다투고 난 후 긱스에게서 ‘협박’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레빌은 이 메시지를 열어보지 않았지만 혹여나 자신과 성관계를 촬영한 영상이 담겨있을까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했다.
그레빌은 긱스의 아이패드를 확인하다가 8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와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법정에 제출된 영상에서 그레빌은 “긱스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머리로 내 얼굴을 들이받았다”며 자신의 여동생이 긱스를 제지하자 그의 턱을 치며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긱스는 당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긱스는 그레빌과 그 여동생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수사 도중 드러난 데이트 폭력 등 가혹행위에 대한 혐의를 추가로 받게 됐다.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긱스에게 최대 징역 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웨일스 출신인 긱스는 현역 시절 맨유에서 EPL 우승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을 달성한 인기 선수였다. 2014년 은퇴 후 맨유 코치로 일하다 2018년 웨일스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2020년 해당 혐의로 체포되면서 웨일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