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100만원이 넘는 아파트 월세 거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거래된 아파트 월세의 35%가 100만원 이상이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 수요자가 대거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월세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4만5085건 중 월세 100만원 이상은 1만5788건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47.9% 급증했다.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는 2018년 7130건에서 2019년 7789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0년 8297건, 작년 1만675건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보증금 1억원, 월세 38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6월 같은 면적이 보증금 1억원, 월세 27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월세가 100만원 넘게 뛴 것이다.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59㎡도 6월에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이 체결돼 1년 전(보증금 1억원, 월세 240만원)보다 월세가 60만원 뛰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대별 거래 건수는 △1만~49만원 1만5323건(34.0%) △50만~99만원 1만3974건(31.0%) △100만~199만원 1만686건(23.7%) △200만~299만원 2935건(6.5%) △300만~399만원 1230건(2.7%) △400만~499만원 442건(1.0%) △500만~999만원 421건(0.9%) △1000만원 이상 74건(0.2%) 등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마땅한 소득이 없는 집주인들이 세금을 내기 위해 월세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 금리가 워낙 높아져 어쩔 수 없이 월세를 구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