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저신용 성실 이자 납부자의 금융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금리 인하와 장기 분할상환 전환 등도 추진한다.
은행연합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취약 차주 지원 등 사회적 책임 이행 약속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막대한 수익을 내는 은행들에 대한 ‘이자 장사’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저신용 성실 이자 납부 고객이 개인 신용대출을 연장하는 경우 대출금리가 은행에서 설정한 특정 금리를 초과하면 초과 이자 금액으로 대출 원금을 자동 상환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안은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시행 중인 ‘금리 상한제(연 6%)·원금 감면’과 비슷한 형태다. 이 은행은 신용등급 7구간 이하 등 저신용 차주 중 성실 상환자가 개인 신용대출을 연장할 때 이자 납부액 중 6%를 초과한 이자 금액으로 대출 원금을 상환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신용대출을 연장할 때 연 7% 금리를 적용받는 차주는 연간 이자로 70만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금리 상한이 연 6%로 제한되면 연간 이자 60만원만 내고 나머지 연 1%에 해당하는 이자(10만원)는 원금(1000만원)에서 차감하는 구조다. 이럴 경우 대출 원금이 990만원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은행들은 또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인 안심전환대출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가령 3년 만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중도상환수수료율 1.2%)을 받은 차주가 1년 후 대출 잔액(원금) 1억원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경우 기존 보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80만원을 면제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은 올해도 1조원 규모 이상의 사회공헌사업을 벌일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은 최근 3년(2019~2021년)간 매년 1조원 이상을 사회공헌사업에 썼다. 2020년 기준 국내 은행들의 세전이익(16조2452억원) 대비 사회공헌 실적(1조929억원) 비율은 6.7%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3.70%)은 물론 글로벌 100대 기업(1.86%), 글로벌 금융사(1.14%)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은행연합회는 설명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신규 대출 143조9000억원, 만기 연장 269조6000억원 등 모두 433조원의 금융 지원을 실행했다. 작년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새희망홀씨대출 등 4조6800억원 규모의 사회책임금융을 공급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