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4명이 실종됐다.
4명의 실종자는 모두 강남역 근처에서 신고됐다. 이들은 주로 지하 주차장과 맨홀 하수구 등에서 실종됐다.
맨홀 하수구에 빠진 2명은 남매 사이로 알려졌으며 목격자들은 누나가 빠지는 걸 본 동생이 이를 구하려다 함께 빨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두 사람이 걸어가다 불과 몇 초 사이 맨홀에 빠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당시 시간당 12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던 상황으로, 실종자들은 뚜껑이 열린 맨홀을 보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119 특수구조대가 수중 로봇까지 투입해 실종자 찾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해당 맨홀은 한강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구조대원을 투입할 수 없는 상태다.
인근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도 남성 한 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배수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하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물이 찬 상태라 물을 빼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 빌딩 지하 2층 주차장에서도 상주하던 직원이 실종됐다.
건물 안으로 물이 들이치자 주차된 차량을 확인하려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역 인근 반경 300m 지점에서 단 1시간 20분 만에 4명이 실종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틀간 이어진 기록적인 호우로 서울·경기·강원에서 16명이 사망·실종되고 이재민 398세대 570명이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6시 현재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9명(서울 5명·경기 3명·강원 1명), 실종 7명(서울 4명·경기 3명), 부상 17명(경기)으로 집계됐다.
경기 남양주에서는 10대 청소년이 귀가하다 하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버스정류장에 서 있다가 정류장이 떠내려가며 실종되는 영상이 확산해 안타까움을 샀다.
앞으로 11일까지 충청 북부를 중심으로 100∼200㎜의 많은 비가 예고돼 각별한 주의가 당부 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