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직을 맡게 된 박민영 대변인을 두고 '배신자' 논란이 일자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고 감쌌다.
이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이 당 대변인으로 있는 동안 저는 단 하나의 지시도 내린 바가 없다"며 "자유가 가진 큰 기회와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그 자유를 잘 활용했다"며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의 근무환경은 좀 다를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젊음이란 자유의 모미(몸이) 아니면 햄보칼수가 업는데(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오타는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가 기획한 당 대변인 선발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 출신인 박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실로부터 받은 청년대변인직을 제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며 "강인선 대변인과 현안을 이야기하며 지금 제가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1월 선거대책위원회 청년보좌역으로 임명됐을 때처럼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며 "누구도 대통령에게 쓴소리하지 못할 때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던 저를 포용해주신 대통령의 넓은 품과 변화의 의지를 믿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이 대표를 향해선 "더 이상의 혼란은 당정 모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가처분이 인용돼도 당정 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고 기각된다면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 대표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라고 했다.
박 대변인의 발표 이후 일각에서 '배신자'라는 논란이 일자 그는 페이스북에 한 차례 더 글을 올려 "배신자라는 표현은 사람에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라며 "저는 단 한 번도 사람에 충성한 적 없으며,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징계 국면에서도 이 대표가 당에 꼭 필요하다 주장했지만, 징계가 개시된 뒤에는 해당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저는 그 누구에게도 빚을 지지 않았기에 자유롭고, 제가 생각하는 옳은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