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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당일치기, 선착순 15명 모이면 갑니다."
호스트가 게시글을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모집인원이 찼다. 서로 일면식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앱에서 모여 정해진 시간에 서핑을 하고 헤어진다. 요즘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즐기는 새로운 여가 방식이다.
하루하루 도돌이표 같은 생활을 하는 '놀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을 운영하는 임수열 프렌트립 대표(36)를 지난 8월9일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났다.
소셜커머스와 컨설팅 업체를 다니며 말 그대로 '일만 하던' 임 대표는 자신처럼 노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의 여가를 책임지자 다짐해 2013년 창업에 나섰다. 그는 무신사, 야놀자처럼 인터넷 커뮤니티로 처음 출발했다.SNS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리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취미 여가를 누군가 이끌어주는 '호스트'역할을 스스로 했다. 초기 약 2년간은 임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호스팅을 했다. 그러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더 많은 호스트들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공유 숙박 모델을 도입한 에어비앤비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재능과 취미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2016년 '프립(Frip)' 앱을 런칭했다"고 말했다.
프립은 에어비앤비처럼 호스트들이 자신의 여가 상품을 올려 판매하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한 서퍼 호스트가 10만원씩 10명을 모을 경우 프립에 플랫폼 수수료 10%를 주고 나머지를 가져가는 구조다. 호스트들과 윈윈하는 플랫폼으로 입소문이났다. 프립에서는 현재 국내 최다 1만8700명의 호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프립은 자신만이 가진 콘텐츠는 무엇이든 상품화해 올릴 수 있다. 그러자 이색적인 콘텐츠도 쏟아졌다. '여의도에서 퇴근후 반말하며 맥주 마시기' 상품에 2030 직장인들이 몰려 들었다. 한 펜션 주인은 '혼자서 놀고, 같이 불멍'하는 콘텐츠를 올려 지금은 슈퍼호스트가 됐다. 강원도 농가에서는 '돈 내고 감자캐기' 같은 생각지도 못했던 여행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에 MZ세대가 지갑을 열었다. 나만의 취미를 찾기 위해 매주 △도자기 공예 △플라워 클래스 △등산 △서핑을 하는 등 재구매율이 40%에 달했다. 그는 "매주 프립을 즐기는 '크루(고객)'들이 많다"며 "현재 누적 고객이 13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2018년 프렌트립의 주주로 합류한 야놀자와의 시너지도 강점이다. 현재 야놀자가 가진 제주 호텔 2층을 일 하면서 요가도 가능한 '워케이션 센터'로 바꿨다. 그는 "프립만의 유니크한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며 "야놀자의 인프라, 커머스와 결합시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요가를 즐기는 '웰니스 트립' 이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기업들과의 제휴도 활발하다. 임 대표는 "농심·게토레이 이어 아디다스와도 마케팅 제휴를 맺었다"며 "올해 상반기엔 창업 이후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하였으며, 이러한 추세를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8월9일 임수열 대표 인터뷰 전문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을 운영하는 프렌트립 임수열 대표(36)입니다. 소셜커머스 '그루폰'과 'D3쥬빌리파트너스', '크레비스파트너스' 등 투자사에서 일을 하다, 사람들에게 세상을 경험하고 삶을 즐기는 방법을 제안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여가 활동을 책임지기 위해 2013년도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커뮤니티로 출발했고, 2016년 3월 '프립(FRIP)' 앱을 런칭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취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한국에서는 여가 시간이 참 단조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근후 주말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창업했습니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SNS로 사람들 몇명을 모아 삼척 장호항으로 스노클링을 떠나는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다양한 경험과 콘텐츠를 가진 호스트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 2년은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호스팅을 하다 점차 확장돼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이 됐습니다."
Q. 사업 모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프립의 비즈니스모델은 호스트들이 자신의 상품 올려 판매를 하면, 수수료(9.8%, 업계 최저 수준)를 제외하고 호스트에게 정산해주는 구조입니다. 현재 7월 기준 1만8700명의 호스트가 활동 중입니다. 국내 최다 규모입니다. 평균적으로 프로그램은 1만~1만5000개가 활발하게 운영중입니다."
Q.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국내에도 함께 밥을 먹거나 소모임을 하는 서비스 모델이 과거에도 있긴 했었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지 입니다. 밋업(Meetup) 정도가 있겠네요. 굳이 비교를 한다면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이 참고가 된 것 같습니다. 방을 공유하는 서비스처럼 내가 가진 재능과 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내부적으로는 취미 공유 시장을 최소 4조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크게 세가지 시장으로 세분화되는데요. 스포츠 액티비티시장, 성인취미교육 그리고 여행입니다. 스포츠 액티비티 시장은 프립이 가장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로 운동으로 자신을 가꾸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장성이 무척 높은 시장입니다. 성인취미교육시장은 공무원, 자격증, 재태크 관련 시장이 아닌 순수 취미 여가 활동을 위한 시장을 뜻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 시장은 코로나19 이후로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특수 목적 여행(SIT, Special Interest Tour)의 형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프립은 우선 국내에서 이 세가지 시장에서 1등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Q.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강조하시나요.
"프립의 강점은 크리에이터인 호스트가 만드는 유니크하고 이색적인 콘텐츠 입니다. 예를 들어 한 호스트는 반말하기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여의도에서 퇴근후 맥주 마시는 상품이죠. 이게 어떻게 콘텐츠가 되고 상품이 될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다양한 경험을 좋아하는 MZ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 호스트는 펜션 사장님입니다. 펜션에서 혼자서 놀고, 같이 불멍 하는 혼펜 콘텐츠를 만들어 지금은 슈퍼호스트가 되셨습니다. 프립은 다른 곳에서는 따라 할 수 없는 호스트만의 경험과 특징이 담긴 독보적인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같은 강점에 반해 2018년 야놀자도 주주로 참여했습니다."
Q. MZ세대 호응이 크나요.
"130만명의 가입자 중에서 약 92%가 2030 MZ세대입니다. 이들은 평범한 스포츠나 취미, 여행 경험이아닌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추구하고 SNS에 소개하는 세대들인데요. 그런 니즈를 채워주는 곳이 바로 프립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에 여행가도 핫한 카페나 장소를 찾기도 하지만, 현지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프립을 통해 즐기기도 합니다. 머체왓숲에서 요가하기, 제주마을 할머니가 내려주는 차 마시기, 의귀리에서 바다를 보며 승마하기 등이죠. 프립에는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콘텐츠들이 많습니다."
Q. 경쟁사와 비교해 어떤 강점이 있나요.
"다른 취미 관련 플랫폼들은 성인교육과 지식 강의가 많고 프립은 스포츠 액티비티에 주력한다는 것입니다. 프리다이빙과 서핑 관련 호스트는 국내 최다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에서 요가를 즐길 수 있는 웰니스 트립 상품 도 선보였습니다. 해외는 앞으로도 발리와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시작으로 점차 확장할 계획입니다."
Q.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고객의 재구매율이 40% 이상 달합니다. 취미 여가에 관심이 많아 방문한 고객들이 나만의 취미를 찾아 계속 탐색할 수 있는 것이 프립의 강점입니다. △도자기 공예 △플라워 클래스 △등산 △서핑 등 마치 맛집 투어 돌 듯 '취미 뽀개기'를 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여타 플랫폼들과 고객의 성격도 차이가
납니다. 프립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피부로 경험하는 액티비티를 추구하며 팬덤성이 강해 매주 모임을 즐기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취미 여가를 즐긴다는 말이 '프립한다'라는 말로 대명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호스트 관리가 필수적일 것 같습니다.
"호스트는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각 카테고리별로 인플루언서 호스트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섭외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인터스텔라 김지수 기자와 기사 쓰고 토크하는 프로그램 같은 소셜클럽 프로그램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인플루언서 호스트 뿐만 아니라 프립을 통해 자연적으로 탄생한 호스트들도 프립에서의 성과를 통해 얼마든지 슈퍼호스트가 되고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습니다."
Q. 올해 매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올해 상반기엔 창업 이후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했습니다. 최근 한달 기준으로는 작년 대비 2배 성장했습니다. 이제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 엔데믹과 리오프닝 시대에 맞춰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 있나요.
"좋은 인재들과 헤어지는 것입니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시장이 얼어 붙자 답답함을 느낀 분들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재 채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채용을 늘렸습니다. 지금은 좋은 분들과 함께하고 있어 회사가 변하고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Q. 창업 9년을 버틴 비결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세상을 더 경험하게 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미션입니다. 항상 고객 후기들을 봅니다. 프립을 통해 평생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는 후기를 볼때마다 힘을 내고 있습니다. 수 많은 위기 상황에서 버틸수 있던 비결은 약하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프립만의 유니크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점이 하나라도 있다면 버틸수 있습니다. 똑같은 서비스들은 결국 2등으로 밀려 사라집니다."
Q.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갖는다고 들었습니다.
"다양한 기업과 지자체에서 제휴문의가 들어옵니다. 최근 농심과 게토레이와 마케팅 제휴를 맺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스포츠 브랜드는 아디다스와도 제휴를 맺어 아웃도어 상품 체험 프로모션을 했습니다. MZ세대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니 B2B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큰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프립에는 130만명의 활동적인 고객들이 있어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원하는 기업들과 시너지를 내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주류 업체들과는 맥주를 마시며 요가를 하는 '비어 요가' 완성차 업체들과는 시승 차량으로 양양에서 캠핑을 즐기는 '서핑캠프' 등을 기획 했습니다. 프립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경험이 그대로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추가할 신사업은 무엇인가요.
"최근 집중하고 있는것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워케이션(일+휴가) 사업' 입니다. 야놀자와 제휴해 제주도 호텔 2층에 ‘프립캠프 제주’를 마련하고 요가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동시에 리모트 워크를 할 수 있는 워케이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향후 MZ 직장인들의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으로 올해 2~3곳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두번째는 해외진출 입니다. 특별한 취향과 목적을 가진 고객들이 발리와 하와이 등 해외에서도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특화된 SIT(Special Interest Tour)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야놀자와 시너지 효과도 궁금합니다,
"2018년 주주로 참여후 여러가지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프립만의 유니크한 콘텐츠를 독접 공급하고 있어 야놀자의 숙박 티켓 레저 상품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야놀자가 가진 물적자원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프립이 가진 장점과 야놀자의 커머스가 결합하여 나타날 폭발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현재 시리즈B 브릿지로 80억원(누적 180억원)을 투자 유치 받으셨는데, 어떻게 사용하시고 계신가요. 이후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난 투자 유치로 현재는 자금 수혈이 급한 상황은 아닙니다.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보유한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수익 모델을 탑재한 스타트업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프립이 투자에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손실 부분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데, 당기 순이익 발생을 빠른 시간 안에 달성할 계획이며 올해 말부터 IR을 준비하여 내년 상반기 투자 유치를 목표를 하고 있습니다. 내부 프로덕트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동시에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를 통해 취미 여가 시장을 더욱 확장할 계획입니다."
Q. 정부 관련 지원이나 창업 정책에 대한 불만이나. 요구사항은 있으시나요.
"7년차가 되다보니 정부지원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코로나 기간 대기업들은 1년 무급 휴직으로 비용을 줄여 버텼지만, 프립은 좋은 인재를 통한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채용을 계속했습니다. 직원 고용을 지속하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인력을 줄이면 성장을 못하는 아이러니를 겪었습니다.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도 보다 확대되어 기업 안배에 신경을 써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취미 여가 시장 1등'이 목표입니다. 야놀자처럼 업계를 평정하고 싶습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본격 진출할 예정입니다. 양국 프립 이용자들이 서로의 콘텐츠를 즐기는 크로스 보더가 가능해질 것입니다."<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우리가 몰랐던 레저 스타트업들의 뒷 이야기들을 다룬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은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