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호우로 7명이 숨지는 등 막심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청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집에서 식사하는 이른바 '먹방' 사진을 올려 뭇매를 맞았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호우가 계속되던 지난 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다"며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 꿀맛입니다"라고 적었다.
박 구청장은 식사하는 사진뿐만 아니라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는 사진, 음식 사진 등을 올렸다. 해시태그로는 #마포, #마포구청, #마포구청장, #박강수, #비오는날, #월요일, #전집전, #저녁식사 등을 달았다.
9일 오전 8시 기준 박 구청장의 해당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이날 박 구청장이 오전 4시 52분 SNS에 도로 땅꺼짐 현장 방문 사진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그가 삭제한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을 댓글에 공유하며 비판했다.
이에 박 구청장은 "늦게까지 일하고 너무 배고파서 퇴근길에 직원들과 같이 1만 원짜리 김치찌개와 전을 먹었다"며 "그러나 술은 마시지 않았다. 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을 먹어서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박 구청장은 댓글을 통해 "어제는 악의적인 댓글에 혼란스러웠다"며" 날 밝으면 대응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댓글을 달아 "댓글 대응이 아니라 마포구민 대응을 더 잘해달라"며 "마포구민이라고 피해가 없는 게 아닐 텐데 구청장이 비상상황에 식사하시고 꿀맛이라는 글 올리면 마포구민 입장과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 마음이 정말 어떻겠냐"고 꼬집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
서울 관악구에서는 전날 오후 9시 7분께 침수로 반지하에 갇힌 40대 2명과 10대 1명이 사망했다. 서울 동작구에선 오후 6시 50분께 폭우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사망했고, 오후 5시 40분에는 주택 침수로 1명이 숨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