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최근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대동강 물이 불어나 강변의 인도가 물에 잠겼다.
9일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부터 우리나라에 다시 영향을 주기 시작한 장마전선이 현재 남쪽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황해남·북도, 강원도를 비롯한 남부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북한 전 지역에서 비가 내렸지만, 장마전선의 영향을 많이 받는 황해남·북도, 개성과 강원도 남부지역에서 비교적 많은 강수량이 관측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번 비를 '재해성 기상·기후'라고 설명하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기도 했다.
매체는 "각지 갑문사업소는 최대로 각성하고 긴장하여 수위 변화와 수문 조작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대동강큰물지휘조에 보고하고 해당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해갑문사업소에서는 대동강물이 넘쳐나 농경지들에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밀썰물 시간에 맞춰 수문 조작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전날에는 평양 시내를 관통하는 대동강 일대 강변 인도가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대동강은 지난 6월 장마 때도 집중호우로 범람한 바 있다.
수확 시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또 발생한 집중호우에 북한 당국은 긴장한 모양새가 역력하다.
신문은 "자연의 도전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국가의 존엄, 우리 인민들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한 최중대사"라면서 "불굴의 정신은 하늘도 이긴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오는 주말에도 한차례 폭우가 예고되면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리영남 기상수문국 부대장은 이날 TV에 출연해 "13~16일 사이 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수문국은 남측 기상청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오는 14∼15일에는 압록강·두만강 유역에서 시작된 장마전선이 이동하면서 청천강·대동강 상류 지역 등 여러 곳에서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300∼4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리 부대장은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기간에 북한 서해안에 최대 만조와 해일이 겹치면서 평안북도 해안에서 바닷물 면(해수면)이 압록강 하구의 경고 수위보다 높아져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압록강 유역에 내린 비가 미쳐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해 큰물(홍수)이 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